회심의 변질
알렌 크라이더, 박삼종외 역, 대장간
이 책의 핵심 이야기는 예수님 시대로부터 면면히 이어져왔던 ‘회심’에 대한 것이다. 이 회심은 초기 교회에서는 잘 유지되었지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변질’되었다. 그리고 그 변질은 필연적으로 크리슨덤(Christendom, 흔히 알파벳대로 발음하여 크리스텐덤이라고 하는 기독교제국주의)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초기 교회사를 통해 회심이 변질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크리슨덤으로 주제를 이어간다. 이런 논지는 Diana B. Bass(2009)의 “A People's History of Christianity”의 초기교회사를 기술하는 논지와 비슷하다.
저자는 첫째,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회심사건을 통해 초기교회에서 나타났던 회심의 본질을 보여준다. 회심은 단순히 신념의 변화만이 아니라 소속과 행동의 변화와도 관련되어 있다. 둘째, 이런 회심이 어떻게 변질되어 왔는지를 연대기적으로 보여준다. 저스틴과 키프리안의 회심, 신앙입문교육의 내용 등을 다룬다. 이런 내용은 Bass의 책에서 더욱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아무튼 여러 세기가 지나 로마에서 기독교가 허용되고 나아가 국교가 되면서 그리스도인들은 강제적인 힘을 동원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회심은 크게 변질되어 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루는 주제는 이런 변질의 필연적 귀결점이었던 크리슨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크리슨덤은 (1) 정통기독교라는 공통의 신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는 이데올로기 역할을 한다. (2) 공통 소속의 측면이 있다. 즉 크리슨덤에서 시민사회 구성원들과 교회의 구성원들은 정확히 일치했다. 이런 체제는 유아세례 및 국가와의 공생관계를 통해 존속가능하다. (3) 행동규범을 강제해 공통의 행동을 만들어낸다. (4) 강제- 핍박이란 비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에게 가하는 것으로만 인식했다.
저자의 지적에 따르면, 회심이 의미하는 바를 온전하게 따를 수 없었던 당시 신앙인들은 종교적인 삶을 추구하는 수도원주의와 토착종교와 적절히 타협하는 혼합주의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다. 이런 두 가지 접근을 통해 기독교는 계속 성장할 수 있었다. 마치 20세기 한국교회가 따라온 길을 보는 듯하다.
20세기 후반 이후의 시대는 지난 2000년 동안의 기독교 역사 속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시기이다.
초대교회의 시대처럼 기독교가 더 이상 주류가 아닌 시대에 다시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실로 1500년 만이 일이다. 한국에서도 기독교는 이미 개독교라 불리며 웃음거리로 전락한지 오래이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현대 교회는 다시 초대교회의 상황으로 되돌아 간 것이며, 그래서 더욱 더 초대교회가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속삭이는 회심의 의미를 되살려야 하는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 이는 위기일 뿐 아니라 동시에 그리스도교가 다시 그리스도 앞에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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