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5월 6일)은 내가 이 곳에 온 후로 가장 바빴던 하루였습니다. 오전에는 이곳에서 출석하고 있는 윌로비교회(전에 한번 쓴 적 있는 크리스쳔 리폼드 처치)에서 예배드리고 예배 후엔 커피를 마시면 이곳 교인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함께 대화를 나누던 분이 써리의 한 기독교학교의 교장선생님이셨는데, 전에도 한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학교가 한국의 전주신흥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서 전주에 두번 다녀온 적이 있으시다더군요. 암튼 그분이 한참 대화하다가 그날 저녁 5시에 자기 집에 오라고 합니다. 14-15년 동안 매월 모이는 소그룹 모임이 있는데 그날이 그 모임 날이라면서 우리 가족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권하더군요.
아내가 언어 스트레스 없이 예배를 드리도록 매주 오후에 드리는 한 작은 한인교회를 출석하고 있는데, 그 교회에서 어린이 주일을 지킨다고 해서 행사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 행사가 3시 반이 넘어 시작하는데 5시까지 차로 40분쯤 가야 하는 그 교장선생님 댁으로 가야했던 것입니다. 암튼 어렵게 바쁘게 움직여 그 집에 갔습니다.
그분은 시골에 우리식으로 말하면 전원주택에 사셨는데, 거의 농가 수준이었습니다. 거의 모든 식재료를 자급자족하고 있더군요. 소도 6마리나 키우고 있었습니다. 광우병을 의식하는 듯 1-2년 된 소를 잡는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대부분의 과일과 채소를 마당에서 재배하고 있었는데 그런 면적이 전체 마당의 20%쯤 밖에 안될 정도로 넓은 집이었습니다.
이집 마당에서 생물수업에서나 들었던 벌새(Humming Birds)가 날아다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 벌새는 멕시코에서 겨울을 나고 거의 2500키로미터를 날아서 캐나다로 온다고 하더군요. 날개짓이 얼마나 빠른지 감탄했습니다.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 않아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시작한 글은 아닙니다. 잠시 후 모임에 참석할 부부들이 속속 도착하는데 대략 7-8쌍 정도가 모였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교사들이라고 합니다. 부인이 교사인 일반 직장인 남자 한명과 원로목사(사모도 교사출신)를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이 교사라고 하더군요. 이들이 지난 15년 정도를 매월 모임을 가져왔다고 합니다.
이들은 모여서 두어 사람이 자신이 읽던 책 가운데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대목을 낭독합니다. 그날 주일 설교(참고로 이교회는 지금 담임교역자가 공석입니다. 원로목사가 설교자를 물색하여 초빙하기 때문에 매주 설교자가 바뀌고 있습니다. 그날은 이 교회의 젊은 부교역자가 설교했습니다)에 대해 대화를 나눕니다. 약간의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고, 나는 원로목사와 같은 의견이었는데, 마무리가 좋았다는 의견 등이 오갑니다. (이날 설교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쓸 생각입니다) 또 교회 소식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동안 이들은 많은 책을 같이 읽었고, 무엇보다 크리스쳔 교사로서의 정체성, 기독교 세계관에 근거한 교육을 함께 고민하고 격려해 왔다고 합니다. 그런 모임을 무려 15년 동안, 물론 많은 사람이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함께 해왔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부러우면서 나는 한국에 있을 때 도대체 무얼 했는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진의 책은 이 모임에서 읽었던 책이라며 내게 소개해준 책입니다. 바로 아마존에 주문했는데 아직 받지 못해서 그분이 빌려 주었습니다. 먼저 읽다가 내 책을 받으면 돌려 달라고...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향을 받은 네덜란드의 경제학자이자, 네덜란드 국회의원을 지낸 적이 있고 지금은 화란자유대학의 석좌교수인 Goudswaard라는 분의 책입니다. 문제투성이인 현대의 3대 문제, 세계적인 빈곤, 환경파괴, 테러리즘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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