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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꼬라지/사회

명문고교가 필요한 이유?

명문고교가 필요한 이유?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하다 보면 자녀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관심사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의 경우 자녀교육 문제가 등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자녀의 학업신장을 위해 어떻게 공부시켜야 하는가? 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꺼내 놓습니다. 혹은 자기의 경험담이나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상담을 해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군산의 고등학교 수준이 너무 낮다든가 상위권 학생들이 타 도시로 빠져 나가 심각한 문제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사 가는 사람들도 종종 보입니다. 이런 주장에 편승하여 끊임없이 나오는 말이 군산에 특목고가 필요하다든가 고교평준화를 폐지하여 명문고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다행히 전북외고가 군산에 위치하게 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이런 주장을 듣다보면 나는 그분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자녀들이 공부를 잘해서 고교입시를 부활시켰을 때 소위 명문고에 합격할 수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명문고를 다니면 무엇이 좋은 것일까요? 대학입시에 유리한가요? 아니면 인생을 잘 사는데 유리한 것일까요? 그분들에게 명문고는 대학입시에 유리한 입시명문이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 교육정책이 고교내신을 강화하는 것임을 보면 명문고나 특목고를 다니는 것이 대학진학에 꼭 유리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자기들에게 유리해지도록 대학입시제도를 흔들면서 까지 이렇게 특목고나 명문고에 대한 요구가 끊이지 않는 것은 왜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패거리주의 때문 아닐까요? 명문고가 필요한 이유는 다른 표면적인 것들 뒤에 숨은 다른 뜻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이지요. 사실 명문고라는 게 있고 거기를 졸업하면 명문대학을 나오는 것보다 더 신바람 나는 일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힘이 있다는 직업을 가진 친구를 많이 두게 된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이들이 서로 상부상조하면 이 나라에서 못 할 일이 없는 것 아닙니까? 그러니 명문고란 집단화하여 권력을 독점하고자 하는 열망 때문에 필요한 것 아니냔 의심 말입니다.

그런데 돈 벌고 출세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전부인가요? 혹시 사람답게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더 중요한 교육 아닌가요? 자기보다 못한 부분을 가진 사람의 부족한 것을 채워주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참 교육 아닌가 말입니다. 성경에도 있지요? 99마리 양 가진 사람이 한 마리 가진 사람의 것을 빼앗는다는... 그런 것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은 아니지 않습니까?

만약 명문고를 인류와 사회 혹은 약자를 위해 기여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배출했느냐로 평가한다고 해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명문고 타령을 할까요?

(2007.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