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나는 예수께서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고 하셨던 말씀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적어도 오늘 아침 마가복음의 말씀을 묵상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네 복음서에는 모두 빛과 소금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먼저, 요한복음(8:12)의 말씀은 주께서 세상의 빛이고 주를 따르는 자는 생명의 빛을 얻는다는 말씀입니다. 마태복음(5:13-14)에는 소금과 빛의 이야기가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소금에 대한 이야기는 그 짠 맛을 잃으면 더 이상 쓸모없게 된다는 말씀이고, 빛에 관한 이야기는 선행을 하여 사람들이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누가복음(14:34)에는 소금에 대한 이야기를 마태복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고 빛에 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문제는 마가복음입니다.
마가복음 9:50
[NIV] "Salt is good, but if it loses its saltiness, how can you make it salty again? Have salt in yourselves, and be at peace with each other."
[개역한글] 소금은 좋은 것이로되 만일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이를 짜게 하리요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하시니라
나는 오늘 아침 이 말씀이 있는 부분을 묵상하다가 내가 정말 몰랐던 것, 오해하고 있었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곳에서 발간되고 있는 복음주의 잡지인, <Faith Today> 1-2월호를 읽으면서 한 독자가 쓴, 지난 호에 실린 글에 대한 반박의견을 읽었는데 그 제목이 ‘Salt and Light’였습니다. 원래 글은 캐나다교회들이 1) 다문화사회 속에서 정치적으로 옳은 태도를 가져야 하며 2) 예배에서도 신학적으로 옳은 태도를 가져야 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글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반박의견을 보낸 분은 소금과 빛이 되라는 위대한 의무에 대해 반문하면서 자기를 둘러싼 문화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복음 전파에 도움이 된 나라들이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분의 주장처럼 주님이 말씀하신 빛과 소금이라는 역할에 대해 나는 세상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역할(이분처럼 복음전파이든, 아니면 세상의 타락을 막는 소금의 역할이든)을 가르친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마가복음의 이 말씀은 전혀 다른 말을 합니다.
“너희 속에 소금을 두고 서로 화목하라”
소금이라는 그리스도인의 역할이 밖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 안에 소금을 두고 우리가 부패하지 않게 하라는 것이지요. 부패하지 않고 깨어 있는 그리스도인은 그렇게 청정한 상태로 무엇을 해야 하느냐 하면, 세상의 타락을 막는 것이 아니라, 서로 화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화목하게 하는 역할을 위해 필요한 것이 소금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상의 소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우리가, 교회가 해야할 일은 스스로에게 소금을 쳐서 먼저 정결하고 스스로 정결하게 살아서 세상 사람이 보고 같이 정결하게 되도록 하는 것이 세상의 소금이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이해하니까 마태가 기록한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는 말씀과 뜻이 일치하게 되는군요.
새롭게 깨달은 이 말씀이 한동안 내 묵상의 제목이 될 것 같습니다.
(2012.02.20.작성, 2.2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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