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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꼬라지/경제

20대 대선을 앞두고 고민해야 할 경제문제

지난해 여름에 비해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오래 동안 존경해온 은퇴 학자 한 분이 이것 때문에 깊은 염려를 담아 글을 쓴 것을 읽었다. 그 분과 생각이 다르다. 연휴를 이용해서 오랜만에 긴 글을 쓰려고 한다.

1. 선진국은 모두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돈을 풀어야 했다(금리인하 포함).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돈을  풀었다. 이 돈을 풀지 않았다면, 많은 자영업자들이 기아선상에서 헤매야 했을 것이다. 세계 10대 경제 강국에서 이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그러나 이는 필연적으로 유동성을 증가시켰고, 주식과 함께 많은 자산 가격이 폭등했다.

2. 오미크론 이후 코로나에 따른 봉쇄를 완화시키면서 돈을 많이 푼 나라일수록 유동성 증가로 인한 위기가 크게 닥쳐오고 있다. 초과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은 금리인상 밖에 없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금리인상을 자주 언급하였고 또 인상하고 있다. 우리 역시 같은 속도로 인상할 수 밖에 없다. 금리인상은 당연히 바로 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만약 우리가 이 대열에서 이탈하면 외국자본의 급격한 탈출이 일어난다. 자본은 이자율이 높은 나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3. 이렇게 된 것은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금융자본주의 때문이다. 그래서 상품이 국경을 넘을 때 부과하는 관세처럼 자본의 이동에 대해서도 국경세(토빈세라고 한다)를 부과해야만 한다. 국제사회가 이를 합의하지 않으면 무슨 말, 무슨 정책도 작동할 수 없다. 그러나 불과 손가락에 꼽을 정도에 불과한 자본투자 국가들이 가로 막아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4. 우리의 국가재정은 결코 부족하지 않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세수 추계를 잘 못하는 문제가 반복되었다.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실물경제를 모르는 전문가들이 문제였다. 코로나로 글로벌 공급망이 망가지면서 동남아에서 들여오던 부품을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래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야간 작업을 하면서 생산하고 있다. 당연히 세수는 급증했다.

5. 가계부채가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축에 드는 한국이야말로 돈을 확실하게 풀어야 했다. 그래야 금리 정책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해도 부도 내는 가계가 줄어든다. 당시에 포퓰리즘이라고 반대하던 자들은 어디에 갔나? 그들이 바로 서민들을 수탈하여 빈부 격차를 늘린 주범이다. 결국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우리나라도 연동할 수밖에 없는데, 가계가 위기에 빠질 것이고 과거 IMF때나 금융위기 때 처럼 또 한차례 서민은 죽어나갈 것이다.  

6. 그럼에도 지금 선거판이 포퓰리즘을 염려할 수준에 가깝다는 점은 동의한다. 포퓰리즘을 염려하는 것은 대표적으로 수익자 부담인 사회보험의 수혜를 늘린다는 공약 때문이다. 사회보험은 기업과 노동자가 분담하여 부담하는데, 마치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처럼 오해하고있다. 경기 효과가 불균형 상태인 지금, 이런 비용을 늘이면 어려운 기업은 더 심각하게 위기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