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이 교코였을때
내 이름이 교코였을때
서울문화사, 린다 수 박 글, 권영미 옮김, 이형진 그림.
이 책은 <사금파리 한 조각>이라는 작품과 함께 소개했던, 재미교포 린다 수 박의 작품이다. 글쓴이는 자신의 부모님께서 겪었던 일들을 기초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구성은 순희와 태열이가 번갈아 가며 이야기하는 것으로 꾸며져 있는데, 1940년부터 해방을 맞이할 때까지 암울한 우리나라 처지가 실려 있다.
강제로 갖게 된 일본 이름 교코, 노부오 그리고 신문에 난 손기정 선수의 일본 이름을 우리 식으로 고치고, 일장기엔 태극기를 그려 넣다 순사에게 걸려 곤혹을 치른 삼촌 (결국 독립운동을 하며 쫓겨 다닌다.), 묵묵히 책 만 보시는 교감 선생님이신 아버지 (나중에 태열이가 독립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아버지를 비겁하다고 비난했지만, 실제로는 가족 몰래 교감의 지위를 이용하여 독립을 위한 기사를 내고 정보 제공을 한다.), 무궁화 나무를 낡은 항아리에 옮겨 심어 창고 한 구석에서 몰래 기르셨던 곧으신 어머니, 이렇게 다섯 식구가 서로를 아끼면서 사랑하며 어렵던 시절을 보낸다.
특별히 28장과 31장에는 태열이가 일본군 가미가제 특공대가 되어 돌아가는 모든 일과 그 속에서 느끼는 감상들이 자세하게 쓰여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태열이가 되어 봤으면 좋겠다. 순희의 이야기 속에서는 남녀 차별이 은근히 느껴지는데 무엇이든 알고 싶어 하는 순희가 되어 봐도 좋겠다.
역사를 교과서 속에서 건조하게 사건으로만 공부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도 린다처럼 ‘교코’을 통해 우리민족의 아픔을 같이 느꼈으면 좋겠다. 옛날로 돌아가 그 속에서 같이 느껴보고 그 느낌을 현실로 가지고 돌아와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삶의 방향을 모색해 보길 바란다.